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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휴학끝 . 그리고 얻어낸 결과

by dagger posted Feb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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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전에 저는 휴학을 결심하고, 3학년 재학을 잠시 멈춘뒤 음악가가 되겠다고 맘먹고 1년간 휴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1년이라는 시간동안 제가 하고자 하는일을 다 할 수는 없었던 것 같구요, 다만 생각과 실력에 나름대로 큰 발전이 있었다는 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힙합/소울이 좋고, 그 문화가 좋아서 시작한 음악, 끝까지 밀어붙여보자! 라고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힙합문화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느끼고, 하지만 곡작업은 너무 재미있고 의미있고, 그러는 한편, 프로뮤지션이라는 목표와는 다르게 바닥만 치던 제 실력에 현실괴리감도 느껴가면서 음악을 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음악이라는 건 절대로 일년이라는 단시간에 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길지 않지만 저는 나름대로 엄청나게 큰 발전을 겪었고, 실력자체뿐만 아니라 '시야가넓어졌다'는 느낌도 받습니다.애초에 저는 믹싱같은 부분은 대충 때우는 식이었는데, 그게 얼마나 큰 부분이었는지를 알게되었으니까요. 이제 앞으로 채워나가면 되겠지요.

 

 

무엇보다 생활패턴도 꼬이고, 잠도 많이자고 해서 낭비해버린 시간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쨋든... 결산해본다는 의미로

휴학을 한 기간동안 느낀점들을 후회와 만족 두가지로 나누어보겠습니다.

 

 

*후회

1. 휴학을 하고, 내 꿈을 위해서 노력 해보려는 열정도 좋았고, 시도도 좋았고, 욕심도 좋았으나, 계획이없었다.

-말그대로 꿈을 이룬다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목표설정 - 목표를 위한 수단과 방법등을 조사해보고 나에게 맞게 설정 "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하는데,

저는 그냥 1년동안 줄창 노래만 주욱 만들다가 끝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되는지, 내가 잘하고 있는지, 내가 가는길이 맞는것인지, 어느정도 속도로 가고있는지 등등, 제가 스스로 체크해야되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그런것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기때문에 효율적으로, 단계적으로 해나가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동시에 제 목표의식이 얼마나 약하며, 얼마나 추상적인 목표를 잡고있었는가 알게되었습니다.

 

2. 때문에 제풀에 꺾였다.

-제가 욕심은 무지하게 많은 스타일인데,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를 모르는 스타일입니다. 매우 건방진 태도입니다. 때문에 스텝바이 스텝으로 밟아가야 한다는 것도 모르고, 무작정 프로처럼 해보려고 알지도 못하는데 따라해보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몇년에 걸쳐 완성하는 것들을 저는 지금 당장 하려고하니 될리가 없지요. 그러다보니 자꾸 좌절되고, 상처만 입고, 나중에는 제풀에 꺾여서 노이로제까지 생겼습니다. 멍청한 짓에는 멍청한 결과가 따르네요.

 

 

3. 나는 천재가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나, 따라가고싶은 롤모델들을 보면, 열심히하고, 영리하게하며, 재능또한 당연히 있습니다. 모든것은 단계적으로 밟아가야하고, 음악은 마지막 단계라는 것은 없어서 끝날때 까지 그 단계들을 밟아나가야하는것 같습니다. '나는 이정도면 됬어.'하는 것 따위는 없습니다. 저또한 그런 단계들을 몇시간, 몇날 몇일이고 해가면서 차차 익힐 수 있는 수준의 재능, 즉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수준의 재능정도만 가지고 있을뿐,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저는 천재가 아닙니다.저만큼 하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습니다.

 

 

4. 저는 게으릅니다.

-게으름 뱅이입니다. 휴학기간동안 우울증이랑 불안증세같은것들에 시달리는 탓에 잠만자고 하루종일 우울하고 이랬습니다. 이게 게으른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 병적인 문제 때문에 생긴 현상일 수 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나를 무기력하게 하는 이런 문제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무기력하게 대처하면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하는의지가 결국 작년 9월이나 되서야 생겼습니다.

둘째로, 여기까지하면됬다! 나머지는 내일해야지! 하고 미루는 태도입니다. 막상 누가 곡을 모집한다 , 혹은 비트를 모집한다라는 공고를 보고 보내려고 하면, 항상 "사운드는 나중에 잡아야지. 우선 편곡부터~"하고 편곡만 해놓은 곡들이 우수수 쏟아집니다. 결국 밸런스잡고, 나름대로 간단한 수준의 믹스정도하느라 일이주씩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미 모집은 끝났거나, 식어버린 감자가 되기 일수였습니다. 어떤것이라도 어느정도 완성을 하고 넘어가야 할것 같습니다. 습작또한 저의 작품이니까요.

 

 

 

 

 

 

잘한점

1. 팀이름을 걸고 나름 큰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있습니다.

이것도 팀간의 불화, 해체, 재결합등.. 여러가지 문제를 거치는 탓에 결국 거의 영화제작에 상응하는 1년여가량의 제작기간이 걸렸지만, 또 제가 하고 싶은 힙합씬 안에서의 음악은 아니지만 결국 어떻게 보면 프로 음악가(?)처럼 페이를 받고 하는 프로젝트기때문에 엄청 의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제법 세계적인 기업과 연계하여 작업하는거라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말도안되는 기회라고생각합니다. 작업기간에 비하면 수익도 적을것이고(아직 협의가 안되었습니다), 또 썩 맘에드는 결과물도 아니지만, 큰 기회로 다가온 만큼 저는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2. 깨달은 점이 많습니다.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들, 예를들어 믹싱, 사운드의 선택, 곡의 흐름이나 구성, 장르 등등 을 많이 공부할 수 잇었고, 동시에 시야가 엄청 넓어진 것 같습니다. 이점이 너무나도 크게 다가옵니다.

 

 

3.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철없게 덤볐던 것 같기도하고, 또 무작정 막무가내로 덤비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옛말씀이 틀린게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 - 수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1년기간동안 실력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습니다

작업물을 잘 안올리는 스타일이고 약간 쌓아두는 스타일이다보니...못 믿으시겠지만, 저나름대로 느끼기엔 실력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5. 이제는 길이 보입니다.

지금도 답답하지만, 이제 조금 길이 보입니다. 두다리를 건너뛰는건 어저다 가능하겠지만, 한순간에 열계단 스무계단은 오르기 힘들다는 것을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바닥부터 어떻게 올라가야할까? 그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현실도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해나가면 되겠지요.

 

 

 

6. 군대미루기를 잘했습니다.

93년생이니까, 올해 23살입니다. 미필이니까 이번 설에도 군대 언제가냐는 말씀 많이들었습니다. 근데 이번 10월에 육군 카투사로 군대를 가게되었습니다. 스윙스도 못간 카투사를 제가 간다니 뭔가 엄청 대단한 것 같고, 또 용산이나 평택처럼 저희집과 가까운곳에 들어가게된다면, 음악도 할 수 잇을 것이고, 영어공부도 되고, 다양한 문화도 접해보고.. 남들은 군생활 2년동안 시간날렸다! 라고말하지만, 어떻게 보면 카투사는 2년이라는 군생활 알차게 보내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니까 감사할따름입니다. 정말 붙었다는 문자가 왔을때 못믿고 병무청에 전화까지 햇네요. 1년동안 건진 결과물중 가장 값진(ㅜ) 결과물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제 슬슬 소위말하는 똥줄이...타기시작하네요.  더군다나 이제야 음악적으로 무언가 남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 만한 쬐그만 움직임이나마 시작된 것 같은데, 몇달있으면 군대를 가야한다는 사실도 고달프네요... 이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반전 결론

휴학을 안했어도 조금만 노력했다면 이정도는 얻지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마음 복잡하고, 정리안되었던 것들이 너무 커서, 그만큼 시간 낭비도 컸던 것 같네요 ㅜ

 

 

 

 

 

 

 

그래도 만족합니다. 할수있다면 휴학 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휴학을 하건 안하건 조금더 성숙한 제대로 할 수 잇을 것 같거든요.

 

 

 

 

이번 복학때는 학업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그럼이만

 

음악을 위해 휴학하실 분들은

적어도 장기적인 목적, 단기적인 목적, 휴학기간 내에 내가 어떤것을 해야하는가 등등을 잘 정리해보세요... 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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