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기대했던 내용과 맞는 내용이었을까요?

어쩌면 여러분이 기대했던 것은 알앤비, 하우스, 힙합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곧바로 만들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해 주면 좋겠다고 원한 것은 아닐까요?

혹은 장르에 해당하는 피아노 연주방법, 기타 연주방법 등등 단지 악기 시퀀싱에 해당하는 부분을 원한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저는 편곡의 기초란 위와 같은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편곡의 과정을 다시 한 번 뜯어 보면...

작곡이 먼저냐, 편곡이 먼저냐 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만, 편곡은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단순하게 멋지게 만들어야지」하는 식으로는 편곡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분위기로 만들까, 어떤 빠르기가 적당할까, 어떤 장르의 느낌으로 표현을 할까, 어떤 악기를 사용하면 좋을까, 어떤 구성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등등

근본적인 부분을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게 됩니다.

어째서 편곡(기초)가 이런 내용이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역시 실화가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레슨을 받고 온 저의 후배 이야기

알앤비에 심취했던 제 후배는 저에게 여러 가지를 질문했었고, 저는 나름 열심히 답변을 해줬습니다만,

어느 날은 후배가 저에게 전화를 걸더니, “형 미안해요. 알앤비 레슨을 신청했어요!”

솔직히 귀찮았는데 잘 되었지요(웃음)

그리고 6개월 후, 곡을 들어보았는데 세상에! 알앤비가 맞긴 맞는데 들려주는 곡 4곡이 모두 똑같습니다.

똑같은 악기와 똑같은 리듬. 인트로부터 나오느냐 후렴부터 나오느냐만 다르다고 할까요?

조금 세세하게 말해 보면 4곡 전부 무조건 EP로 마디에 한 번 눌러주고, 베이스 나와주고,

단음으로 뮤트 기타 쳐주다가 중간에 챠임 벨 조금 넣어주고, 후렴가면 스트링 나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최근에 쓰는 곡이라 스타일이 같은 거지? 다른 식으로도 할 수 있지?

후배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대답했는데 며칠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형 못하겠어요..

대체 뭐가 문제였던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알앤비를 가르쳐 준 분은 제대로 가르쳤을거라 짐작합니다.

다만 제 후배가 생각없이 이게 알앤비는 무조건 이래야 한다 식으로 암기를 해 버린 것은 아닐까요.

○ 알앤비 그루브는 스윙 46% 식으로 설정

○ EP 보이싱은 무조건 텐션을 넣을 것

○ 뮤트 기타 주법은 이런 식으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알고 있으면 이게 알앤비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역할만 제대로 본인이 알고 사용한다면 반드시 이래야 한다라는 것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제 후배와 같은 상황이 되지 않았으면 해서 편곡(기초)편을 작성했습니다만, 꽤 설명이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므로 글을 쓴 저보다 더 잘 이해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마치며

편곡(기초)편이었으므로 큰 그림을 설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러나 화성학과 연관되는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멜로디에 화음을 붙이는 법이라든가 코드진행을 바꾸는 방법등에 대해서는 시중에 좋은 책이 많이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찾아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장르별 편곡으로 곧바로 넘어가고 싶지만, 우선은 편곡에서 쓰이는 가장 기본적인 악기들을 시퀀싱할 줄 알아야

「뭐가 되도 되므로」시퀀싱 테크닉을 설명하면서 약간의 편곡 테크닉도 함께 해설하는 편곡(중급)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BY LET'S F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