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일렉트릭 베이스 주법을 MIDI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주법 자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MIDI로 재현하는 방법

○ 주법 자체가 녹음된 샘플을 이용하는 방법

최근에는 샘플러의 발달로 인해 주법 자체가 녹음된 고용량 샘플이 많아진 관계로 인해 많은 부분이 수월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입문자 분들의 경우 주법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관계로, 주법이 녹음된 샘플이 있어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연주를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분을 전제로 하는 설명이므로 가급적 세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브라스와 스트링 쪽을 설명할 때는 저도 연주를 해 본 적이 없으므로 이 정도로 세세하게 설명하진 못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 설명은 오른손잡이용 베이스 기타를 사용할 경우를 가정합니다. 즉 왼손은 운지, 오른손은 피킹입니다.

실제로 베이스 기타를 잡자마자 문제가 발생?

자 악보에 C코드가 있습니다. 그냥 근음만 연주하기로 결정했다면 도를 연주하면 됩니다.

그런데 피아노로는 문제가 없지만 베이스는 도를 연주하려고 하면 어느 자리를 연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이해의 편의를 위해 프렛보드(지판)아래에 숫자를 표기했습니다.)

부베이스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E4-A4-D5-G5 가 존재하는데, C5가 2군데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 4번줄의 E4에서 8프렛을 더하면 C5

○ 3번줄의 A4에서 3프렛을 더하면 C5

따라서 프렛별로 샘플이 녹음되어 있는 가상악기가 아니라면, 같은 음정이라도 짚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을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Q. 시퀀싱을 할 때 이렇게 세세하게 표현해야 합니까?

A. 그렇다면 음원을 귀로 듣고 판단하는 게 좋겠지요?

♪ EX-01 C5 (부베이스 → 3번줄 3프렛 → 4번줄 8프렛 순서)

○ 결론은 가상악기 또는 샘플이 없다면 위의 상황은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연주를 한 적이 없다면 어느 자리를 눌러야 하는지도 이해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MIDI로 재현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렉트릭 베이스가 아니라 신디사이저로 베이스를 처리한다면 애초에 이 부분은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

왼손만 문제가 아니라 오른손으로 피킹하는 것도 문제가 발생?

왼손이 어느 음정을 낼지를 결정한다면 오른손은 실제로 피킹을 하는 역할입니다.

일렉트릭 베이스는 피크를 사용하는 분도 있지만, 보통은 손가락 2개로 연주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진 찍을 때 V자를 그리라고 하면 검지와 중지로 V자를 만들지요?

영어로는 검지가「Index Finger」, 중지가「Middle Finger」입니다.

영어로 된 샘플이 많다 보니 영어로 알아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하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손가락 두 개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것을「2핑거 주법」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같은 음을 연속으로 연주할 때 검지와 중지를 교대로 사용하는데, 음색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8비트 연주를 비교해볼까요.

♪ EX-02 C5 8비트 연주 (부베이스 → 2핑거 주법 순)

둘 다 동일한 시퀀싱을 하였는데 이렇게 결과가 차이가 있습니다.

○ 중지가 상대적으로 벨로시티가 조금 낮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약-강-약 순으로 벨로시티를 입력하면 해결될 수 있을까요?

♪ EX-03 C5 8비트 연주 (부베이스 강약 → 2핑거 주법 순)

역시 벨로시티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 FL10의 Packs → Guitar → Bass → FLStudio Bass Finger에 다이렉트 웨이브용 샘플이 있습니다.

♪ EX-04 C5 8비트 연주 (FLStudio Bass Finger 강약 → 2핑거 주법 순)

조금 자연스러워지기는 했는데 이번에는 음색이 문제입니다.(웃음)

정리

위의 상황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입문자분들의 실력이 문제라기보다 음원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베이스를 연주하던 사람들이 표현이 안 되는 MIDI 소리 들으면서「얼마나 답답할지」이해가 조금은 될까요?

○ 실제와 비슷하게 재현하고 싶다면 음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다시 말씀드리지만 프렛에 따른 음색 차이, 2핑거 주법에 의한 음색 차이는 음원의 문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IDI로는「맛만 낼 목적」으로 시퀀싱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쯤 되면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 같아서 긍정적인 해법도 말해 보면..

별다른 음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위의 주법을 포기하면 됩니다.(웃음)

간단한 진리지만, 음원이 리얼할수록 실제와 비슷하게 어프로치하는 것이고,

음원이 리얼하지 않을수록 다른 방법으로 어프로치하는 것이 MIDI 시퀀싱의 포인트입니다.

마치며

이번 파트는 일반적인 MIDI 시퀀싱 책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을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으로 재현이 안 되는 부분을 다루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기에(웃음)

다음 파트에서는 어느 정도 재현이 가능하고, 실제로 사용하면 좋은 주법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BY LET'S FL